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아프간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탈레반은 당초 사면령과 여성 인권 보장 등의 유화적 메시지를 내놨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프간 라디오방송 대표가 목숨을 잃었고 독일 공영방송 소속 현지인 기자의 집에선 가족 1명이 사살됐다. 서방에 협력한 인사들에 대한 검속 및 처형도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카불 공항엔 수만명의 난민이 몰린다. 어린아이만이라도 피신시키겠다며 담장 너머 외국 군인들에게 넘기는 광경이 사진기자의 앵글에 잡혔다. 1950년 흥남철수 때 우리가 겪었던 비극이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젠 우리가 아프간 난민의 절규에 귀를 기울일 때다.
아프간 출신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최근 “모든 나라의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인종, 종교, 정치적 견해, 성별에 관계 없이 난민에게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규범이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 난민 문제에 인색해선 안 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동맹국이나 우방과 충분한 교감 아래 진행해야 한다. 주둔국과의 협정에 따라 미군 기지는 치외법권적 지위를 갖지만 각국 사정과 여론 등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일방통행식 결정으로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될 경우 아프간 난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이는 탈레반 정부의 반인권 정책에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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