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꾀병 취급 받던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문제입니다" - 뉴스플러스

"꾀병 취급 받던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문제입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고관절 질환 명의'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

▲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관절은 무릎, 어깨 등 다른 관절과 달리 아프면 '명쾌한' 치료를 받지 못할 때가 많다. 정말 고관절 골절이 되거나 연골이 다 닳아서 인공관절을 해야할 정도로 위중하지 않으면 '병' 취급도 받지 못했던 것. 척추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사타구니나 엉덩이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은 국내에서 고관절 질환을 적극적으로 보는 의사다. 고관절 골절이나 인공관절 수술 뿐만 아니라, 고관절 주변 신경·근육·인대 등을 치료하는데 적용되는 고관절 관절경 수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에게 고관절 질환에 대해 들었다.

▲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이 고관절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관절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증상은?
고관절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은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 팬티라인에 통증을 호소한다. 양반다리를 하면 고관절 압력이 커져 아픈 것이다. 갑자기 앉았다 일어서거나, 차에 타고 내릴 때에도 고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다리를 구부리거나 벌릴 때, 비틀 때도 아파한다. 고관절 문제가 생기면 사타구니 팬티라인에 통증이 나타나며, 엉덩이가 아프기도 하다.

-고관절의 대표 질환은?
먼저 고관절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고관절은 공처럼 생긴 대퇴골 시작점의 ‘대퇴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전구소켓 모양의 ‘비구’로 구성돼 있다. 대퇴골두와 비구의 표면은 연골로 덮여있다. 이 연골이 닳으면 관절염이 생긴다. 그러나 고관절 관절염보다 많은 것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고관절 골절’, ‘고관절 충돌증후군’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안되면서 뼈 조직이 죽어가는 질환이다. 고관절 골절은 그야말로 고관절을 이루는 뼈에 금이 가는 것이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대퇴골두와 비구가 부딪히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구순 파열 같은 연골 문제도 있다. 20~40대 젊은층에서 잘 생기는데, 비구에 붙어있는 연골인 비구순이 찢어지면서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대퇴골이 튀어나와 있거나, 고관절을 극한으로 돌리는 태권도, 요가, 필라테스를 많이 해서 발생할 수 있다. 비구순 파열은 꿰매는 등의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고관절에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 고관절 탈구가 있었던 아이들은 비구 형성이 충분히 안 되면서 대퇴골두를 완전히 감싸지 못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고관절 이형성증'이라고 한다. 대퇴골두가 비구 사이로 덜 들어가게 되면 고관절이 불안정해진다. 관절이 계속 밀리면서 망가지게 되고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구에 붙여있는 연골인 비구순이 파열될 수도 있다. 결국 고관절 이형성증이 퇴행성 관절염의 전구질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술'이 주요 원인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대퇴골두에는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른다. 우리 몸의 대부분의 조직의 혈관이 그물망처럼 구성돼 있는 것과 다르다. 혈액이 한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대퇴골두의 한 부위에 혈행에 장애가 생기면 뼈 전체가 괴사가 생길 수 있다. 과도한 음주로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괴사 위험이 커진다. 술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의 과도한 사용도 마찬가지다. 혈액순환이 잘되고 혈행이 풍부하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발생하지 않는다.

-고관절 주위의 신경·근육·인대 때문에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나?
그렇다. 주로 엉덩이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이를 대전자부 통증증후군이라고 한다. 다리를 바깥으로 들어올리는 외전근, 엉덩이를 구성하는 대둔근·중둔근·소둔근이 손상으로 발생한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리 올릴 때 아프기도 하다. 대전자부 통증증후군은 물리치료, 주사치료, 안정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고관절 골절은 80대 중반에 주로 발생한다. 우리 병원에 오는 고관절 골절 환자들도 80대가 대부분이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된 뼈를 붙이는 고정술을 24시간 이내에 해야 하고 재활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기능을 잃지 않고 잘 움직일 수 있다. 고령에서 발생한 고관절 골절은 치료를 안 하고 방치하면 침대에 누워만 있다가 심폐기능이 떨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내 환자 중에는 100세가 넘은 분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24시간 내 빠른 수술을 하면 수술 1주일 뒤에 걸을 수 있고, 한달 정도 지나면 일상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고관절은 안정된 관절이기 때문에 재활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나?
고관절 골절이나 구조적 이상, 관절염은 엑스레이 등으로 확인이 쉽게 가능하다. 그러나 뼈의 문제가 아닌 근육·인대·신경 등 연부 조직이 문제의 경우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다. 의사들도 고관절 골절이나 인공관절 수술 같은 비교적 큰 치료에만 관심을 쏟아왔다. 환자가 아프다고 해도 골절·관절염이 없거나 고관절 이형성증이 아니거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아니면 괜찮다고 했다. 아니면 고관절을 싸고 있는 대전자부 활액막염으로 진단하고 약물 치료를 했다. 그러나 막상 대전자부 활액막염은 별로 없다. 골반 주위의 근육·신경·인대 등의 연부조직 문제를 폭넓게 보고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

▲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이 고관절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료는 어떻게 하나?
질환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진행 돼 뼈가 괴사되고 깨진 3~4기의 경우는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할 때가 많다. 1~2기에는 진행을 막고 관절을 살리는 약물, 주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맞닿아 있는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중중도 이상의 고관절 이형성증의 경우에는 골반 절골술을 한다. 골반 뼈를 잘라 비구가 대퇴골두를 충분히 덮을 수 있도록 뼈를 교정하는 것이다. 이런 골반 절골술은 30대 중후반, 젊은 나이에 해볼 수 있다. 그 이상의 나이에서는 이미 연골손상 진행 돼 인공관절 수술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이나 비구순 파열은 약물·물리·주사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을 해보다가 심하면 관절경 수술을 한다.

-관절경을 이용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나?
관절경은 스포츠 손상이나, 연부 조직 손상이 있을 때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고관절 충돌증후군, 비구순 파열, 유착성 관절염 등이다. 그 외에도 좌골신경 압박에 의한 심부둔부증후군, 장요근 충돌에 의한 통증에 시행한다. 관절경 수술은 연부 조직 정상으로 회복시켜 추가적인 손상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약물·물리·주사(국소 마취제,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 콜라겐, PDRN ) 치료에 실패하고 6개월 이상 통증 지속되면 해볼 수 있다. 주로 젊은 층에서 시행한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보다 더 고난도인가?
그렇지 않다. 고관절은 무릎 관절보다 훨씬 안정적인 관절이라서 수술이 더 쉽다. 의사 숙련도가 어느 정도 되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수명이 20~30년으로 과거에 비해 늘었다. 연골 역할을 하는 라이너의 경우 과거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해 마모가 잘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세라믹으로 바뀌어 마모가 잘 안되고 수명도 길어졌다. 고관절 수명이 길어지면서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대퇴골 '목' 부위인 대퇴경부에 혈관이 막혀 괴사가 생긴 경우 대퇴경부 골절이 있을 때 시행한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은?
먼저 고관절에 형태적 이상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어릴 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고관절 이형성증이 있을 때 관절이 크게 망가질 위험이 있으므로, 고관절의 구조적 이상을 한번쯤 살펴봐야 한다. 사타구니 통증, 엉덩이 통증과 함께 고관절에 찝히는 관절 자극 증상이 3개월 이상 있다면 반드시 고관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척추질환과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리디스크가 있으면 하지 방사통이 따라오는데, 고관절 문제가 아니라 허리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허리 문제인 줄만 알고 오랜 기간 열심히 치료를 했는데 알고 보니 고관절 문제인 경우도 많다.

▲ 서울부민병원 김필성 진료부원장/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필성 진료부원장
충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충남대병원 외래조교수를 역임했다. 국내에 몇 안되는 고관절 관절경 수술 전문가. 고관절은 해부학적 위치가 깊어서 관절경이 들어가기 쉽지 않다. 관절경이 들어가도 공간이 작아서 수술이 어렵다. 김 부원장은 관절경 수술을 11년 간 1000건을 시행한 전문가. 현재 아시아고관절관절경학회 한국 조직 위원이다. 관절 보존 치료에 관심이 많아 최소 침습 수술, 관절 연골 재생술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연골을 회복시키기 위해 줄기세포, 연골 이식, 콜라겐 이식 치료에 대해 연구 중이다. 대한고관절학회 관절 보존 소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부민병원에는 김 부원장을 만나기 위해 부산, 김천 등 전국에서 모인 환자들이 많다. 서울부민병원 입원 환자의 6분의 1이 김 부원장의 환자일 정도다.

Let's block ads! (Why?)

기사 및 더 읽기 ( "꾀병 취급 받던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문제입니다" - 뉴스플러스 )
https://ift.tt/2ZYR57r
문제

Bagikan Berita Ini

Related Posts :

0 Response to ""꾀병 취급 받던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 문제입니다" - 뉴스플러스"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