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메일 또 먹통에 판 커지는 '넷플릭스법'… 정부·구글의 행보는? - 조선비즈

입력 2020.12.16 11:13

16일 또 G메일 장애 발생… "14일 밤 오류와는 관련 無"
‘넷플릭스법’ 따라 관련 자료 제출에 한국어 공지도 해야
첫 시험대에 올라 부담 큰 과기정통부… 통상 문제 우려도
구글 "법 따라 의무 이행하겠다"

인터넷상 콘텐츠 제공업자에게 망 품질 관련 의무를 부여하는 이른바 ‘넷플릭스법’이 지난 10일 시행된 이후 일주일도 채 안 돼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4일부터 유튜브 등 구글 서비스들이 잇달아 말썽을 일으킨 탓에 법 적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법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법 집행력과 구글의 법령 준수 여부에 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오전 구글의 메일 서비스인 ‘G메일’이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14일 밤 G메일을 비롯해 유튜브, 클라우드, 구글맵 등 대부분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인터넷 서비스 장애를 집계하는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부터 G메일 관련 오류 보고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7시 19분 정점을 찍었다. 이와 관련해 구글은 문제 발생 당시 "다수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G메일 문제를 파악했다"며 "G메일에 액세스할 수는 있지만 지연 시간이 길어지거나 오류 메시지 또는 기타 예상치 못한 동작이 나타난다"고 했다.

G메일은 오전 8시가 다 돼서야 일부 복구가 되기 시작해 9시 쯤 완전 복구가 이뤄졌다. 구글은 오전 8시 51분 "G메일 문제가 해결됐다"며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 오류가 일어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내부 저장 용량 문제 등 지난 14일 장애 현상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킹 문제도 아니라고 한다. 구글은 지난 15일 "내부 스토리지 할당량 문제로 인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사용자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높은 에러율이 발생했다"며 14일 문제 현상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14일 오류와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구글 측에 장애 원인 파악을 위한 관련 사실과 조치사항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또 서비스 중단 사실을 한국어로 공지하도록 하면서 향후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법 시행에 따른 조치들이다.

넷플릭스법은 SKT, KT 등과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인터넷 관련 서비스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도 안정적인 망 서비스에 책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들이 법 적용 대상이다. 현재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사업자가 해당된다.

업체들은 △통신사업자에 대한 차별 금지 △기술적 오류 및 트래픽 과다 대비 △서비스 중단 관련 이용자 대상 상담 연락처 안내 등의 의무를 진다. 의무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 경우에 따라 시정명령 또는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G메일 등 오류와 관련해 당사자인 구글뿐만 아니라 문제를 다뤄야 하는 과기정통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넷플릭스법 첫 적용인 만큼 바라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못하는대로 비판을 받기 십상이고 적극적으로 나섰다가는 통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월 열린 한 ICT 정책 포럼에서 미 국무부는 "한국 넷플릭스법은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법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법이 앞서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기업과 국내 통신사들 간 갈등에서 촉발된 법이어서 이러한 딜레마는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글이 잇따른 서비스장애에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도 주목된다. 구글은 지금껏 유튜브 장애 등이 발생할 때마다 장애사실을 짧은 영어 공지로 알리는 정도로만 대응했다. 사고 원인과 향후 이행 방안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폭넓게 알리는 편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넷플릭스법으로 서비스 개선 사항 등에 정부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만큼, 장애 사실에 대해 ‘침묵’을 유지했던 기존의 대응 전략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법에 따른 의무인 만큼 정부에서 요청한 자료는 준비해서 제출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장애 현상과 관련한 한국어 공지 의무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식을 통해 이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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