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있슈]는 대중문화 콘텐츠 속 문제적 장면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혹시 이 장면을 보며 마음 한 편이 불편하진 않으셨나요?
SBS <TV동물농장>에 출연한 호돌이의 사연을 두고 시청자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해당 에피소드 예고편이 말초신경 이상으로 아픈 호돌이를 관심을 끌기 위해 다리를 끄는 ‘관종견’으로 묘사해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TV동물농장>은 2일 방송에서 말초신경 이상으로 뒷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4살 반려견 호돌이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건강하던 호돌이는 1살 무렵부터 힘이 빠진 듯 뒷다리를 끌기 시작했고, 2년째 뒷다리를 끌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주인의 도움 없이는 배변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보호자는 호돌이를 ‘막내아들’이라고 부르며 극진히 돌봤습니다. 온찜질과 스트레칭은 물론 바닥에 쓸려 상처투성이인 뒷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아동용 신발을 신겼습니다.
또 뒷다리 근육의 퇴화를 막기 위해 매일 산책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보호자의 정성 어린 돌봄 덕분인지 호돌이는 산책 도중 잠깐씩 네 발로 걷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방송 전날 <TV동물농장>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에 올라온 예고편이었습니다. ‘우리집 개 호돌이가 갑자기 걷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업로드 된 해당 영상 속 호돌이는 본 방송과 사뭇 달랐습니다.
시청자들은 예고편이 호돌이를 ‘꾀병’으로 몰며 관심을 끌기 위해 아픈 척 하는 개로 그렸다고 지적합니다. 산책을 나와 뒷다리를 끄는 호돌이의 모습에는 ‘뒷다리 파업’과 같은 자막을 달았고, 호돌이가 간헐적으로 걷는 모습 뒤에 이찬종 반려견 문제행동 전문가의 영상을 삽입해 행동 교정을 받은 것처럼 그렸습니다. 제작진은 예고 영상에 ‘앉은강아지도일으키는갓찬종’이란 해시태그도 덧붙였습니다.
본 방송에서는 이찬종 반려견 문제행동 전문가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호돌이가 정밀 검사를 통해 말초신경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는 모습, 재활훈련과 보조기구 착용으로 상태가 호전된 모습 등이 나왔습니다.
시청자들은 호돌이를 문제견처럼 왜곡하고 보호자의 노력을 폄하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고 영상에 등장한 ‘뒷다리 파업’과 같은 자막이 장애를 비하하고 왜곡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 시청자는 시청자 게시판에 쓴 ‘장애견을 관종견으로 농락시킨 동물농장은 당장 사과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예고편만 보고 거리에서 호돌이나 견주분을 만나면 비웃는 사람들이 있을거란 생각은 안 한 거냐. 누군가의 아픔을 이용해 이따위 거짓 영상을 만들어도 되는 거냐”고 항의했습니다.
<TV동물농장>은 지난 4월 963회 방송에서 강아지들이 몰려와 사료를 먹는 모습에 ‘COVID-19, 마치 유러피안들 사재기하듯’이라는 자막을 넣었다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사과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자막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 전반을 보다 꼼꼼하고 세심히 살피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해도 될지 시청자들은 묻고 있습니다.
August 02, 2020 at 11:5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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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있슈]장애견에게 ‘뒷다리 파업’이라니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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