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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지휘권 발동, 尹 거취 문제로 확전 가능성 커져… '법 기술' 부렸단 비판도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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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02 16:23

"지휘권 발동 수용한 첫 검찰총장이라는 치욕스런 선례"
윤 총장, 쉽사리 사표 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심의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시켰다. 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는 지휘권을 발동했다. 올초 법무장관 임기를 시작한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주요 사건 처리를 두고 윤 총장과 계속 반목해 왔다.

추 장관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 지휘권을 무력화한 조치다. 윤 총장의 지휘 수용 여부와 관련해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가 향후 윤 총장의 거취 문제로 확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조선DB
◇ 15년 만에 이뤄진 지휘권 발동… 尹 거취 문제로 확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발동은 사실상 15년 만이다. 지난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은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하려하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면서 항의 표시로 사퇴했다.

이같은 전례 때문에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여권 인사들의 잇단 윤 총장 퇴진 압박과 겹쳐 윤 총장의 거취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추 장관이 수사팀이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지휘한 것은 윤 총장의 지휘권을 무력화해 물러나라는 뜻으로 풀이되면서 윤 총장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위원회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추 장관의 공문은 정식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런 지휘권 발동이 일상화가 되면 사실상 모든 사건에 정치권력이 개입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날 것"이라며 "사표를 내지 않으면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수용한 첫 검찰총장이라는 치욕스런 선례를 남기는 것이고 어차피 자리를 유지해도 전혀 역할을 할 수 없는 식물총장으로 남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 결정은 법무부 차원의 독자적 결정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하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지휘권 발동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여권의 압박 속에도 자리를 지켜온 윤 총장이 쉽사리 사표를 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 총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저는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에 따라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는 ‘조국 사태’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이 진행 중이던 상황으로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압박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 법 기술’ 비판했던 秋, 오히려 본인이 법 기술 부려"

추 장관은 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 수사지휘와 관련한 공문의 전문을 공개했다. 수신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제목은 '채널A 관련 강요미수 사건 지휘'다. 지휘권 발동 근거로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를 들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지만, 사실상 서울중앙지검에 우회적으로 수사지휘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 법 기술을 부려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면서 윤 총장을 비판했던 추 장관이 오히려 자신이 법 기술을 부렸다는 것이다.

수사지휘 원문을 보면 이번 조치에 대해 추 장관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 보장’을 이유로 들었다. 추 장관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함"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방향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이란 분석이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청법 8조는 검찰에 가해지는 정치적 영향을 방지하는 장치"라며 "오히려 추 장관이 해당 법조항을 자기 편의적으로 해석해 이날 윤 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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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2, 2020 at 02:2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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