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류 시스템 도입 어려울 것이란 예상 나와
2009년부터 이어진 대구·구미 갈등 재점화 조짐
환경부 “다양한 대안 검토, 특정 대안 결론 없어”
무방류 시스템은 하·폐수를 최종 처리해 처리수를 하천이나 해역 등 외부로 방류하지 않으면서 전량 재순환하거나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환경부가 무방류 시스템을 처음으로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구미산단 폐수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기존 하수처리 재이용 시스템은 농축 수를 처리한 뒤 법정 방류기준에 맞춰 방류하지만, 무방류 시스템은 농축수를 적정 처리한 후 폐수처리시설로 보내거나 슬러지 폐기물 처리해 강으로 폐수가 방류되지 않는다.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비롯한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용역은 지난해 3월부터 진행돼 왔다. 2018년 10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주재로 대구시장·경북도지사·구미시장 등이 공동 합의한 결과다.
용역 결과가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무방류 시스템 도입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랜 세월 대구와 구미 간 갈등의 원인이 됐던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암 의심물질인 1, 4-다이옥산이 구미산단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됐다. 낙동강은 대구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67%인 53만t을 취수하는 곳이다. 대구시 달성군 매곡리에서 취수해 매곡·문산정수장에서 정수하고 시민들에게 공급한다. 매곡리는 구미산단으로부터 34㎞ 하류에 있다.
구미산단이 대구 취수원 상류에 있고, 폐수 유출도 일어났다는 사실에 불안해진 대구시는 구미 취수원이 있는 낙동강 상류(해평취수장)를 새 취수원 이전 후보지로 꼽았다. 구미산단 상류의 낙동강 물을 식수로 쓰겠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구미시가 반발했다. 대구에서 물을 빼가면 해평취수장의 수량이 줄고 수질도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대구가 취수원을 옮길 게 아니라 낙동강 수질 개선 사업으로 문제 풀어야 한다고 맞서 갈등이 이어졌다.
밀고 당기는 승강이가 수년간 이어져 2014년엔 국토교통부가 나섰다. 취수원 이전이 타당한지에 대한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는 일단 대구시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구미시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44만8000t(2025년 수요량 기준)을 취수해 43만t은 대구에서, 나머지는 경북 칠곡·고령·성주에서 사용하도록 하자는 용역 결과를 내놨다. 이에 구미시는 용역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취수 구역이 확대돼 낙동강 상류 쪽에 추가로 상수원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결국 해법으로 제시된 게 무방류 시스템이었다. 2018년 7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은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물을 정수해서 쓰는 법은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며 무방류 시스템을 거론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무방류 시스템 도입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자 환경부는 지난 3일 설명자료를 내고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중립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환경부는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과 관련해 현재 특정 대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거나, 부적절한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없다”며 “낙동강 유역 내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거쳐 통합물관리 방안을 마련,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김정석·김윤호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July 05, 2020 at 11:4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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