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추미애 장관 발언에 “인성의 문제” 일침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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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전날 민주당 초선 상대 강연에서
“겸허히 지날 일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격한 어조, 하대 표현으로 윤석열 비판

김종인 “총장과 장관 사이 과도한 말 처음,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인성의 문제” 비판
원희룡 “추 장관 수준이 문재인 정부 수준
대한민국 국격과 정부의 품격 바닥으로 추락”

추미애 법무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슬기로운 의원생활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하대하는 듯한 발언 태도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법무장관에 대해 “인성의 문제”라고 일침을 놨다. 김 비대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슈테판 잠제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추 장관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국회 강연에서 “(윤석열 총장이)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는 등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또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는 일해본 적이 없다”며 “검찰청법에는 장관이 총장에게 구체적인 지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도 덧붙였다. 윤 총장이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위증교사 의혹’ 진정 사건을 대검찰청 인권부장에게 총괄하라고 지시해 갈등을 빚은 일에 대해 상급자가 하급자를 다그치듯 평가한 것이다. 더구나 추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와 검찰의 협력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은 셈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검찰총장도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급) 직책인데,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저렇게 과도한 말이 오가는 것을 처음 본다”며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는데 말을 너무 쉽게 뱉으니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가장 충실하게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지금 검찰총장, 감사원장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국회에서 가능한지 의심할 정도의 발언이 쏟아진다”며 “한국 국회가 거꾸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는 인상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튀는 언행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부터 야권의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이런 법무장관은 처음 본다. 대한민국의 수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추미애 장관의 수준이 문재인 정권의 수준을 보여준다”며 “추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격과 정권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추 장관은) 독특한 권위주의 또는 권위의식이 있는 분”이라며 “추 장관이 범여권으로부터 검찰을 확실하게 장악해라, 또는 윤석열을 누르든지 쫓아내든지 해라 하는 압박을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대한민국의 삼권 분립과 그리고 법치주의의 올바른 운영을 위한다면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국민의당도 추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공세에 동참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 정당의 의원들의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감찰 권한을 남용하여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