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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그룹 리스크 관련 뉴스를 띄워놓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83원에 개장하며 장중 연 고점을 돌파했다. 달러화 강세와 헝다그룹 리스크가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1.9.23/뉴스1 |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헝다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추석 연휴 중 터진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대비 차원에서다.
헝다그룹은 중국 2위 부동산 개발그룹으로, 중국 내 부동산 열풍을 타고 급속 성장했다. 대출을 받아 용지를 매입해 주택이나 상업시설을 짓고 빠르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웠다. 부동산을 넘어 관광과 보험, 전기차, 생수분야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규제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부채 규모만 3000억달러(약 350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헝다그룹이 돈을 갚지 못해 파산 절차에 돌입할 경우 그 여파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대될 우려가 높다.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국내 주식시장 개장 전날인 지난 22일 금융당국 관계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헝다그룹 관련 금융시장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대응을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현재로선 헝다그룹 문제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헝다그룹 투자자가 대부분 중국인 개인인 것으로 파악돼서다.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직접 영향을 받은 국내외 금융사들이 있었던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시장 역시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헝다그룹에 부채 규모를 축소하라고 압박해왔던 만큼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불거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헝다 문제가 여타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파산 등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된다면 중국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헝다 파산이 이러한 광범위한 리스크로 번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헝다 사태는 중국 내 금융계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미국엔 직접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 시장의 공포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되는 모양새다. 실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2일(현지시간)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고 338.48포인트(1%) 반등하며 3만4258.32에 거래를 마쳤다.
추석 연휴를 마치고 이날 개장한 국내 주식시장 영향도 크진 않았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312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3127.58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16.79포인트(0.53%) 내린 수준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 금감원 거시건전성감독국 거시감독총괄팀을 중심으로 관련 동향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신흥국발 위험요인도 주의깊게 점검하며 면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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