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유지하려 대출 찾는 청년층…일자리 문제 해결 '시급' - 신아일보

코로나19 확산 등 영향으로 20·30대 취업자 수 급감
"노동시장 개선·취업 지원 등 필요한 정책 마련 필요"

작년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찾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통해 생계 어려움을 해소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노동시장을 개선하고 취업으로까지 이어지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청년층(20·30대)의 가계대출 규모는 40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인 7.0%보다 높은 수준이다.

작년 1~3분기 청년층의 분기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11조5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인 27조원의 42.7% 차지했다. 그 결과, 청년층이 전체 가계대출 잔액(1586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8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작년 중 신용대출 분기 평균 증가액(11조4000억원) 중 청년층의 비중은 33.6%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대출을 실행하는 자산 확대를 위한 주택·주식 등 투자 관련 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근로소득을 저축한다고 해 자산을 증식시키기 쉽지 않은 현실에 직면했다"며 "최근 부동산과 주식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자리 경쟁에서 밀린 청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 대출 유형은 집 구매과 주식 투자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문제는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대출을 받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흔히 영끌이나 빚투를 위해 대출하는 청년들은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지만, 생계가 어려워 대출하는 청년은 하루가 살기 힘든 경우"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작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작년 11월 기준 취업자 수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3000명이 줄었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20대에서는 20만9000명 줄었고, 30대에서는 19만4000명이 감소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인해 취업자 수가 감소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청년 대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선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일자리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일자리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힘이 있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에서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구직촉진지원금과 취업활동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원금을 주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취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커리어개발과 훈련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실업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생계 어려움으로 대출을 찾는 청년들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등 일자리 정책을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교수는 "현재 정부에서 청년층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생계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도록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고, 직업 훈련 등을 연계하는 등 취업에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아일보] 강은영 기자

eykang@shinailbo.co.kr

Let's block ads!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