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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이 단순 체중 문제? 수술 통해 동반질환까지 치료해야" - 헬스조선

"고도비만이 단순 체중 문제? 수술 통해 동반질환까지 치료해야"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비만대사수술 명의’ 고려대 안암병원 박성수 교수

비만이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체질량 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동반질환 발생 확률이 1.7배가량 높다. 고도비만 환자는 동반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뿐 아니라 생명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고도비만이 있다면 반드시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꼽힌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물론,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완치 또는 호전 효과를 보인다. 체중 감량 효과 또한 약물 치료 시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를 만나 비만의 위험성과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들었다.

▲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비만대사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외과에서 비만대사수술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체중 감소 뿐 아니라 동반 질환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함이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성인병부터 비알코올성지방간, 통풍, 수면무호흡 등 비만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들이 크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까지 치료 효과가 확인된 동반 질환 외에도 연구를 통해 추가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 질환들이 밝혀지고 있다.

Q. 약물로는 치료가 어려운가.
약물 치료는 체중 감량 효과가 수술 치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 약물치료를 할 경우 앞서 언급한 질환이 치료되기 위해 본인 체중의 약 20%를 감량해야 하지만, 수술을 할 경우 체중 감소가 5~10%만 이뤄져도 증세가 호전되기 시작한다. 약물 치료 후 장기간 체중감소효과를 유지하기 어려운 반면, 수술은 요요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약물은 식사, 운동요법의 보조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체질량지수가 35 미만인 경우에도 비만대사수술이 필요한지.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이면 보험적용을 받아 수술 받을 수 있고, 30~35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당뇨병과 비만의 수술적 치료 관계가 규명됐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비롯한 다른 질환들의 경우 아직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해 비만대사수술이 필요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향후에는 비만과 관련된 여러 질환들을 앓고 있는 체질량지수 30~35 환자 수술 시에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수술 후 30일 내 합병증발생률(검은색)·사망률(빨간색). 왼쪽부터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Q. 비만대사수술의 종류는.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이 있다. 위밴드술의 경우 환자가 수술에 대한 위험도를 줄이고 싶거나, 추후 위 상태를 되돌리고 싶은 의사가 있는 경우 등 일부 상황에서만 고려되며, 대부분 위소매절제술이나 위우회술을 실시한다. 위소매절제술은 위 일부를 절제해 음식 섭취량과 식욕조절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수술로,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효과 측면에서는 위우회술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합병증 발생률이나 사망률이 각각 0.2~0.3%, 0.03%가량 낮기 때문이다. 다만 효과나 사망률 등의 수치는 의사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Q. 수술 방법은 어떻게 결정되나.
위소매절제술과 위우회술은 효과나 합병증 발생률이 비슷하다보니 의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가장 먼저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고려한다. 위우회술의 경우 낮은 확률로 수술 후 남아 있는 위에서 암이 생길 수 있는데,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해 암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위우회술은 피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감염이 있는 경우에도 위우회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식도 역류가 많아지거나 심해질 수 있다. 때문에 위식도 역류 질환이 심한 환자라면 다른 수술법을 고려한다. 다만 비만 자체가 위식도역류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위식도역류질환이 치료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은 위식도역류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비만대사수술을 하는 의사라면 위식도역류질환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밖에 환자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흡연을 할 경우 위우회술을 시행하면 안 된다. 흡연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데, 남아 있는 위에서 위산이 분비되며 수술 부위를 자극해 궤양이 만들어지고 출혈이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당뇨병으로 비만대사수술을 많이 받는데, 두 수술 사이에서 개조된 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다만 이 역시 의사마다 조금씩 의견이 다르다.

▲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체중 감소 외에 다른 효과는.
제2형 당뇨의 경우 76.8%의 완치율을 보이며, 86%는 관해·호전된다. 고혈압 또한 완치율과 호전·관해 비율이 각각 61.7%, 78.5%에 달하며, 고지혈증은 70% 이상 환자에서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87.5%의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이밖에 각종 성인병과 통풍, 허리 통증 등도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갑상선암, 유방암 등이 있는 환자들의 수명 연장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Q.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수술의 명확한 기준이 정해진 질환인 만큼,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위가 작아지면서 불편할 것 같지만, 불편함을 느끼기보다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다. 체중 감량뿐 아니라, 각종 동반질환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체중이 5% 정도만 줄어도 수면무호흡증이나 무릎 통증 등이 사라진 환자들도 있고, 비만으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폭식과 우울증이 개선되기도 한다. 다만 수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 전 기저 질환이나 환자 특성 등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합한 수술법을 적용해야 하며, 수술 후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Q. 체중이 다시 늘어나기도 하는지.
수술의 효과는 2년이다. 2년 동안 식습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2년 이상 습관을 유지하면 감량된 체중도 유지할 수 있다. 수술 후 2년 내 초과체중의 70%를 뺀다면 동반질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 후 절반 정도는 초과 체중의 70%를 감량한다.

수술 후 식욕이 다시 생기거나 체중이 늘어난다면 즉시 의사 진료가 필요하다. 큰 병원이 아니더라도 인근 병원을 방문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수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없는지.
합병증이 크다고 생각하거나 수술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급여 적용이 된다는 것은 안전성이 입증된 수술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오히려 비만을 질환으로 생각해 수술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인식이다.

성형과 치료를 분리해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흡입술은 성형이 맞지만, 비만대사수술은 동반질환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시행되는 치료다.

Q.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의 경우 운동이나 식단 조절 등 체중감량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1~2년이 지나면 습관화되는 만큼, 최대한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량의 경우 가볍게 하다보면 스스로 늘게 된다. 습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시에는 그릇에 있는 음식을 다 비운다는 생각보다 소식하는 즐거움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맛있는 것을 조금 먹고도 행복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비만 치료의 최종 목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수술이 고민될 경우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박성수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위장관외과장, 비만대사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비만대사수술, 위암, 위식도역류 등을 전문분야로 진료하고 있다. SCI급 국제 전문의학지에 위암, 위식도역류질환, 비만대사질환, 복강경·로봇수술, 위점막하종양·위장관기질종양 관련 다수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학회에서도 미국비만대사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비만대사외화학회 학술이사, 대한위식도역류수술연구회 회장, 한국외과로복수술연구회 학술위원장 등을 맡으며 진료·연구 뿐 아니라 의학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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