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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들 인사권 등 '제왕적 권력'이 문제[플랫]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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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이아름 areumlee@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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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오거돈서 박원순까지
성인지감수성 검증 없이 선출
공무원들 쓴소리하기 어려워

“우리는 용기를 낸 여성들의 ‘미투’를 지지하고 응원해왔다.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이 만든 위로와 연대의 행동이었다. 차별과 배제, 혐오와 폭력이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길에 서울시도 늘 함께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미투를 지지하고 응원하겠다던 박 시장은 해당 글을 작성한 지 1년4개월 만에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는 신세가 됐다.

현재로서는 박 시장의 사망과 직원 성추행 고소건이 연관됐다고 단정지을 명확한 증거는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9일 오후 경찰들이 서울 성북동 일대 산에서 박 시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han.kr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9일 오후 경찰들이 서울 성북동 일대 산에서 박 시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han.kr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제정됐고 서울과 광주, 경기 등 지자체는 전담기구를 설치해 예방·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폭력·성희롱 예방을 책임져야 할 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의 성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검증 없이 선출·임명된 자치단체장과 기관장 등이 견제와 감시 없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은 2018년 3월 JTBC를 통해 피해자인 현직 수행비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2018년 2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은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안 전 지사는 현재 복역 중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지난 4월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을 사퇴했다. 사퇴 배경은 직원 성추행이었다. 오 전 시장은 피해자를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오 전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장의 성추행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절대적 인사권을 가진 제왕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사권자에게 충성경쟁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로서는 설령 인사권자의 성희롱·성추행 가해 상황을 목격해도 쓴소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결국 지자체장의 성인지 감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조수영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 겸 공보위원회 위원은 “미투가 확산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피해자가 조직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은 힘든 분위기이고, 용기를 내 징계위원회에 회부해도 절차와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대부분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서 “심지어 조직의 수장이자 인사권자인 사람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경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고 조직의 도움을 요구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권자의 최초 성희롱은 아주 가벼운 수위에서 시작해 피해자가 이를 받아넘길수록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자체장의 성추행 역시 같은 패턴을 밟는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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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0, 2020 at 08:4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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