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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AI·로보틱스로 인한 사회문제, 인간만의 `공감·신뢰`로 풀어야 - 매일경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설명[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월 이광형 KAIST 총장은 취임식에서 "KAIST는 앞으로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창업(entrepreneurship)의 근본적 문제이기도 하다. 창업의 기회는 개인이 특정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을 때 온다. 다른 한편으로 창업 기회는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정립하는가에 달린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서울에서 주차공간을 찾는 것은 어렵다. 이에 대한 문제를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정립한다면, 그에 대한 해결책은 더 많은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주차공간 찾기 어려움의 원인을 '넘치는 유휴차량'이라고 세운다면, 사람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나 대중교통 수단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정립하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기술적 해결 방안도 달라진다.

오늘날 사회적 문제들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은 기업 입장에서 비용절감을 하도록 만든다. 커피 바리스타 역할을 하는 로봇은 지치지 않는다. AI 뉴스 앵커는 건강보험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일자리가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한다. 아직 기술은 사람들의 손길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커피를 제조하는 로봇이 잘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택배를 배송하는 자율주행 트럭이 고장 날 경우 이를 수리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기술의 진보는 근본적으로 사람의 일자리와 업무 변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직면하는 세 가지 이슈가 있다. 바로 기술 관련 어떠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지, 어떠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기술 진보 시대에) 인간의 업무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다. 이에 대한 '마법의 공식'은 없다. 새로운 과학 기술은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다가온다.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사람들이 파악도 하기 전에 신기술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이 해야 할 질문은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정립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인간은 스스로에게 '미래 사회와 미래의 직장 문화가 인류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길 바라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토대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기술을 통제해야 한다. 가령, 서비스 산업 관련된 한 가지 연구에서는 AI가 우선적으로 기계 기반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그다음으로 분석 기반의 일자리, 직관 기반(intuition-oriented)의 일자리, 공감 기반의 일자리 순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 더 강력한 공감 기반의 조직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면 AI가 공감 기반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

공감 외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에서 형성되는 신뢰를 보존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 역시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인간이 어떻게 AI를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AI 사이의 신뢰와 인간-인간 사이의 신뢰에는 큰 차이가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에는 어느 한 쪽의 필요성과 욕구를 희생하는 것이 요구된다. 가령, 부모가 자녀에게 '오후에 학원 시험 보러 갈 때 데려다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가정해보자. 이 상황에서 자녀는 부모가 학원에 데려다주기 전 있는 회사 모임에서 음주를 해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학원에 늦게 데려다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그리고 자녀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부모는 음주하고 싶은 욕구를 억누른다). 하지만 로봇 등의 기계들은 니즈나 욕구가 없다. 사람들은 그저 본인이 일할 때보다 기계가 오류를 덜 낼 것이라 믿는다. 사람들이 컴퓨터 기술과 AI에 의존할수록 인간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무언가 잘못됐을 때 그를 용서하는 것보다 기술을 신뢰하고 용서하는 능력을 더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문명사회에서는 인간이 서로를 덜 신뢰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닌, 사람들 간의 신뢰가 더 형성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 AI 돌봄서비스가 생기면서 AI의 '공감능력'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가 생겨나고 있다. 가령,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명령어 '아리아')는 노인들의 말동무가 되어준다. 하지만 과연 AI 스피커가 사람들의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부정적인 외부 효과가 생성된다면 대부분의 경우 벤처사업들의 탓을 할 수는 없지만, 인류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부정적인 효과는 적극적으로 피해야 한다.

인간의 공감능력과 신뢰의 가치를 잘 판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선정하기 위해서는 기업들과 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올바르게 수립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개발하고, 의미 있는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국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상업화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려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간의 가치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I가 인간의 가치를 잘 아는 전문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에 츠마오 한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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