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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총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등떠밀려` 원격 수업을 시작했지만 이는 대학 교육개혁을 위해 `기회이자 위기`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교육 콘텐츠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은 어차피 대학이 가야 할 `기회의 길`이라는 것이다. 반면, 온라인 콘텐츠 개선과 대학간 공동 학위과정 등 혁신에 뒤처질 경우 학생 감소와 맞물려 도태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상당했다. 이에 따라 대학가는 2학기 수업을 첫 시험대로 보고 1학기와 같은 각종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관련기사 A5면

27일 매일경제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전국 사립대학 총장 8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학기 원격 수업에 대한 자체 평가`에 `B학점`을 준 총장이 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C학점`은 18%, `A학점`이라고 답한 총장은 17%였다. 설문에는 서울·수도권 뿐만 아니라 부산과 충남·경북·전북 등 지역 대학이 고르게 참여했다.

비교적 후한 `B학점`으로 자체평가한 총장이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긴박하게 이뤄진 수업에 대한 반성도 많았다. `이론이 아닌 실험·실습·실기 강의는 원격 진행에 한계가 명확했다`고 답한 총장이 76%(중복응답)에 달했다. 원격 수업을 해보니 `교수와 학생간 소통이 어려웠다`는 호소도 절반 가량(48%)에 달했다.

대전의 한 대학 총장은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12년간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냐"며 "재정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는 정부지원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설문에서 총장 3명중 1명(34%)은 `원격 수업으로 인해 재정 부족 문제만 더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부실과 기술적 문제, 재정 어려움과 함께 전통적인 대면강의 방식에 익숙한 교수들의 타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 방식에 변화를 두려워하는 내부 구성원들로 인해 혁신이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A사립대 총장은 "교수자의 재교육과 교육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도 "지금과 같은 전환기 상황을 맞아 대학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게 자명하다"며 "대학 스스로 타성에 젖은 대학 구성원에게 동기부여하고, 혁신할 수 있는 의지를 갖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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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7, 2020 at 01: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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